[친구하자] 한국 스타트업이 Stripe 대신 Paddle을 고른 이유
한국 법인으로는 Stripe 계정을 만들 수 없어 결제 모듈을 다시 찾아본 과정, PG와 MoR의 차이, 그리고 그중에서 Paddle을 선택한 이유를 정리합니다.
글로벌 결제를 붙이려다 보니, 개발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Stripe는 한국 법인으로 계정 생성이 불가능했다. 대안을 찾다 MoR(Merchant of Record) 개념을 알게 됐고, 그중 Paddle을 선택했다. 왜 Stripe가 안 되는지, MoR이 무엇인지, 왜 Paddle인지 정리한다.
들어가며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언젠가 “돈은 어떻게 받지?”라는 벽에 부딪힌다. 국내만 보면 토스페이먼츠나 포트원 같은 선택지가 있지만, 해외 고객까지 받겠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처음엔 당연히 Stripe를 생각했다. SaaS 결제하면 거의 표준처럼 언급되고, API·문서·구독 기능도 잘 갖춰져 있으니까. 그런데 막상 한국 법인으로 계정을 만들려고 하니, 그게 안 됐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 — Stripe가 한국에서 막히는 이유, MoR이라는 대안, 그리고 그중 Paddle을 고른 이유 — 를 정리한 기록이다.
1. 왜 Stripe를 쓰지 못했나
Stripe가 “한국을 지원한다”는 말과 “한국 법인이 Stripe를 쓸 수 있다”는 말은 다르다.
| 구분 | 가능 여부 |
|---|---|
| 한국 법인이 Stripe 계정 개설 | ❌ 불가능 |
| 한국 사업자 등록증으로 Merchant Country 등록 | ❌ 한국은 지원 국가 목록에 없음 |
| 이미 해외 Stripe 계정이 있는 사업자가 한국 고객에게 원화·간편결제 받기 | ✅ 가능 (2024년 말부터) |
핵심은 이것이다. Stripe는 법인(또는 사업자)이 설립된 국가 기준으로 계정을 연다. 한국은 아직 그 Merchant Country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 법인 명의로는 계정 생성 자체가 불가능하고, 결제·정산도 그 경로로는 열리지 않는다.
해외 법인(미국 델라웨어 C-Corp, 싱가포르 법인 등)을 따로 세우면 Stripe를 쓸 수는 있다. 다만 법인 설립·유지 비용, 세무·신고 부담, 이중과세 이슈까지 한꺼번에 따라온다. 초기 스타트업이 “일단 결제만 붙이자”고 쓰기엔 비용과 복잡도가 너무 크다.
결국 선택지는 명확해졌다.
- 해외 법인을 만들고 Stripe를 가거나
- 한국 법인 그대로 쓸 수 있는 다른 결제 구조로 가거나
우리는 후자를 택했고, 그 과정에서 MoR을 만나게 됐다.
2. MoR이란 무엇인가
결제 모듈을 고르기 전에 PG와 MoR을 구분해야 한다.
PG (Payment Gateway)
Stripe, 토스페이먼츠 같은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 역할: 결제가 오가는 통로를 제공한다.
- 법적 판매자: 여전히 우리 회사다.
- 세금·환불·컴플라이언스: 판매자 책임이다.
즉 PG는 “돈은 내가 받아줄게. 세금은 네가 알아서 해”에 가깝다.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국가마다 다른 VAT·GST·Sales Tax를 직접 계산하고 신고·납부해야 한다.
MoR (Merchant of Record)
Paddle, Lemon Squeezy 같은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 역할: 단순 결제 대행을 넘어, 법적으로 판매자가 되어 준다.
- 고객 영수증에 찍히는 판매자: MoR 사업자(예: Paddle)
- 세금·환불·사기 대응: MoR이 처리한다.
[일반 PG]
구매자 → PG → 판매자(우리)
세금·인보이스·환불 = 우리 책임
[MoR]
구매자 → MoR(법적 판매자) → 판매자(우리)에게 정산
세금·인보이스·환불 = MoR 책임
한 줄로 말하면 이렇다.
PG는 결제 파이프를 빌려준다. MoR은 판매 자체를 대신해 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더 받는다.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조금 높더라도, 글로벌 세금·컴플라이언스를 외주화할 수 있다는 점이 훨씬 크다. 제품 만드는 시간에 각국 세법을 공부할 수는 없으니까.
3. 왜 Paddle을 선택했나
MoR 안에도 Paddle, Lemon Squeezy, Polar 등 선택지가 있다. 그중 Paddle을 고른 이유는 대략 네 가지다.
1) 한국 법인으로 시작할 수 있다
Stripe처럼 해외 법인부터 세울 필요가 없다. 한국 사업자로 가입·정산이 가능한 구조라, “지금 당장 결제를 붙인다”는 목표에 맞았다.
2) 세금·컴플라이언스를 우리가 안 진다
글로벌 SaaS에서 진짜 골치 아픈 부분은 결제 UI가 아니라 세금이다. 미국 주별 Sales Tax, EU VAT, 캐나다 GST/HST 같은 걸 초기 팀이 직접 감당하기는 어렵다. Paddle은 MoR로서 세금 계산·징수·납부와 인보이스까지 가져가 준다. 우리는 정산금에 집중하면 된다.
3) SaaS 구독에 필요한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 있다
업/다운그레이드, 일할 계산(proration), 결제 실패 후 재시도(dunning), pause/resume 같은 기능은 직접 구현하면 엣지 케이스가 끝없이 생긴다. Paddle Billing은 이런 구독 인프라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결제만 받는 수준이 아니라, 구독 서비스 운영까지 같이 맡길 수 있다는 점이 컸다.
4) 초기 단계에서 “성숙한 MoR”을 쓰고 싶었다
Lemon Squeezy는 Stripe에 인수된 뒤 신규 기능 속도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Polar 같은 신흥 MoR은 수수료가 매력적이지만 아직 상대적으로 젊다. 우리는 수수료를 조금 더 내더라도, 오래 운영된 MoR의 안정성과 문서·운영 성숙도를 우선했다. Paddle의 수수료(대략 5% + $0.50/건)는 Stripe보다 높지만, 그 안에 세금·환불·컴플라이언스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초기에는 납득이 된다.
정리하면 선택의 기준은 단순했다.
한국 법인으로 빠르게 시작하고, 세금 리스크를 줄이고, 구독 운영까지 맡길 수 있는가?
그 조건에 가장 잘 맞는 답이 Paddle이었다.
마무리
| 구분 | Stripe (PG) | Paddle (MoR) |
|---|---|---|
| 한국 법인 계정 | ❌ 불가 | ✅ 가능 |
| 법적 판매자 | 우리 | Paddle |
| 글로벌 세금 처리 | 우리 책임 | Paddle이 대행 |
| 수수료 | 상대적으로 낮음 | 상대적으로 높음 (세금·운영 포함) |
| 초기 적합도 | 해외 법인 필요 | 한국 법인으로 시작 가능 |
Stripe를 쓰지 못한 건 “기술적으로 못 붙여서”가 아니라, 한국 법인이라는 출발선에서 계정이 열리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PG 대신 MoR을 봤고, 그중에서도 한국 법인 온보딩·세금 대행·구독 인프라·운영 성숙도를 기준으로 Paddle을 선택했다.
나중에 매출이 커지고 해외 법인·세무 체계가 갖춰지면 Stripe로 옮기는 선택지도 생길 수 있다.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 지금은 제품을 만들고, 결제를 안정적으로 받는 게 먼저다.